“허리를 펴도 아파요” – 억지로 만든 바른 자세, ‘편평등(Flat-back)’이 당신의 허리를 망칩니다.

“원장님, 저는 하루 종일 허리를 꼿꼿이 펴고 바르게 앉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등은 더 뻣뻣해지고 허리통증은 끊어질 듯 심해져요.”

진료실에서 마주하는 환자분들, 특히 겉보기엔 자세가 반듯해 보이는 분들이 공통으로 호소하는 통증의 역설입니다. 남들이 보기엔 “자세 좋다”는 소리를 듣지만, 본인은 24시간 갑옷을 입은 듯한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죠.

이것은 당신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잘못된 방향의 노력이 독이 된 경우입니다. 우리는 이를 편평등(Flat-back)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오늘 근신경완해연구소에서는 폴 호지스(Paul Hodges) 교수의 1996년 기념비적인 논문을 통해, 왜 바른 자세가 통증을 유발하는지 그 비밀인 복압(IAP)에 대해 파헤쳐 봅니다.

우리는 흔히 척추를 지탱하는 것이 등과 허리에 붙은 강력한 근육(기립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허리가 아프면 등 운동을 하고, 가슴을 내밀어 뼈를 세우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생각입니다.

척추의 진짜 안정성은 뼈 바깥이 아니라, 몸속의 에어백이라 불리는 복강 내 압력(Intra-Abdominal Pressure, IAP)에서 나옵니다. 마치 캠핑 텐트를 칠 때, 중앙 기둥(척추)을 세우는 힘은 기둥 자체가 아니라 사방에서 팽팽하게 당겨주는 텐트 천의 장력과 내부의 공기압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 척추를 지탱하는 진짜 힘: 복강 내 압력(IAP) 에어백 허리는 등 근육이 아니라 배 속의 압력으로 지지됩니다. 횡격막(Diaphragm)이 내려오고 복횡근(Transversus Abdominis)이 감싸주어 생성된 ‘복압 에어백’이 척추 앞쪽을 든든하게 받쳐줄 때, 비로소 허리 통증이 사라집니다.

문제는 이 에어백 시스템이 고장 날 때 발생합니다. 호지스(Hodges)와 리처드슨(Richardson) 교수의 1996년 연구는 만성 허리통증 환자들의 치명적인 결함을 발견했습니다.

  • 정상인: 팔다리를 움직이기 0.03초 전에, 배 가장 안쪽의 복횡근이 먼저 수축하여 복압을 높이고 척추를 보호합니다(선행적 자세 조절).
  • 요통 환자: 복횡근의 수축이 지연되거나 아예 작동하지 않습니다.

즉, 복압이라는 내부의 에어백이 터진 상태에서 무방비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몸이 앞으로 무너지려 하자, 우리 뇌는 척추를 보호하기 위해 비상수단을 가동합니다. 바로 등 뒤쪽의 근육(기립근, 광배근)을 밧줄처럼 팽팽하게 잡아당겨 몸을 강제로 세우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바른 자세’라고 착각하는 편평등의 실체입니다. 내부의 압력(복압)으로 저절로 떠받쳐지는 자연스러운 기둥이 아니라, 외부의 근육을 과도하게 쥐어짜서 일자로 버티고 있는 위태로운 상태인 것이죠.

이렇게 억지로 만든 일자 허리는 척추 고유의 ‘S자 스프링(Shock absorption)’ 기능을 상실하게 만듭니다.

만성 피로: 등 근육이 24시간 긴장 상태(Over-activity)에 놓이게 되어,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항상 등 뒤가 뻐근합니다.

충격 흡수 불가: 걸을 때마다 발바닥에서 올라오는 충격이 분산되지 못하고 척추 관절과 디스크, 그리고 뇌로 직행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렇게 ‘과긴장’된 근육은 단순히 쉰다고 해서 풀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뇌가 몸을 보호하기 위해 선택한 생존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가슴을 더 펴려고 노력하는 것은 이미 팽팽하게 당겨진 밧줄을 더 세게 조이는 꼴이 되어 통증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 내부의 무너짐(좌) vs 외부의 과긴장(우) 척추를 앞에서 받쳐주는 복압이 약해지면, 보상 작용으로 뒤쪽 근육들이 과도하게 일을 하게 됩니다. 억지로 만든 일자 허리(Flat-back)는 건강한 정렬이 아니라, 근육의 비명이 만든 결과물입니다.


많은 분이 묻습니다. “복압이 문제라면 코어 운동만 열심히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안타깝게도 순서가 틀렸습니다.
Hodges 교수의 연구가 시사하듯, 이미 보상작용으로 인해 등 근육과 흉요근막이 딱딱한 밧줄처럼 굳어버린 상태에서는 운동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는 마치 자동차의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운 채 엑셀을 밟는 것과 같습니다. 차는 나가지 않고 엔진만 과열되어 통증만 악화될 뿐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운동 이전에, 꽉 잠긴 브레이크를 푸는 과정을 선행합니다.

Step 1. 해(解): 하이드로릴리즈로 공간 확보 먼저 초음파 유도하 하이드로릴리즈를 통해 24시간 긴장되어 유착된 흉요근막(Thoracolumbar fascia) 사이의 틈을 찾습니다. 이곳에 정밀하게 약물을 흘려보내면, 끈적하게 잠겨있던 근막의 활주 기능이 회복됩니다. 팽팽한 밧줄을 느슨하게 풀어줘야 비로소 척추가 제자리로 돌아갈 여유가 생깁니다.

Step 2. 완(緩): CoTX를 통한 생화학적 재유착 차단으로 단순한 물리적 박리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집니다.

  • NF-κB 억제: 조직 내 만성 염증 스위치를 꺼서 산성화된 미세환경을 중화시킵니다.
  • 생화학적 해방 (Biochemical Release): 젤리처럼 변성된(성상화) 히알루론산을 다시 맑고 부드럽게 되돌립니다. 이는 물리적으로 확보된 공간이 다시 끈적하게 달라붙는 재유착의 고리를 차단하여, 치료 효과를 장기적으로 유지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Step 3. 재교육: 저절로 만들어지는 자세 유착이 해소되어 가동성이 확보되면, 그때 비로소 추나 요법과 호흡 훈련을 통해 복압을 다시 깨웁니다. 억지로 힘을 줘서 만드는 자세가 아니라, 에어백(복압)이 차올라 저절로 만들어지는 바른 자세. 이것이 해완이 추구하는 치료의 종착점입니다.

[Director’s Note]

뻣뻣한 일자 허리는 자랑이 아니라, 뇌가 보내는 구조 신호입니다. 억지로 가슴을 펴려고 노력하지 마십시오. 이미 팽팽하게 당겨진 밧줄을 더 세게 조이는 꼴이 됩니다.

당신의 허리가 아픈 이유는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브레이크(편평등)**를 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근신경완해연구소가 그 꽉 잠긴 매듭을 풀어드리겠습니다.


[Key Reference]

Hodges, P. W., & Richardson, C. A. (1996). Inefficient muscular stabilization of the lumbar spine associated with low back pain: a motor control evaluation of transversus abdominis. Spine, 21(22), 2640-2650.

Panjabi, M. M. (1992). The stabilizing system of the spine. Part I. Function, dysfunction, adaptation, and enhancement. Journal of Spinal Disorders, 5(4), 383-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