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링 홀란드 거북목 마인부우: 큰 키와 축구선수 직업병

190cm가 넘는 거구에 압도적인 피지컬로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엘링 홀란드. 그런데 그가 전력 질주할 때의 모습을 유심히 본 분들이라면, 목이 유독 앞으로 쭉 빠진 채로 달리는 모습이 눈에 띄셨을 겁니다. 실제로 해외 축구 팬들과 커뮤니티에서도 “홀란드는 왜 저렇게 목을 빼고 뛰냐 홀란드 거북목이냐”는 이야기가 종종 나옵니다.

엘린 홀란드 거북목 모습
경기 중 포착된 엘링 홀란드 선수의 강렬한 순간. 홀란드 거북목과 함께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금발 머리와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이 돋보입니다.

근력이 세다고 자세가 좋은 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저렇게 몸이 좋은데 자세가 나쁠 리 없다”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근력과 자세 정렬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홀란드 거북목을 보면 아시다시피 운동선수들이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근육은 대개 스피드, 파워, 순발력을 만들어내는 큰 근육들(둔근, 대퇴사두근, 광배근 등)입니다. 반면 목을 몸통 위에 똑바로 세워 유지하는 역할은 목 깊숙한 곳에 있는 작은 근육들(심부 경추 굴곡근)이 담당하는데, 이 근육들은 파워를 만드는 훈련만으로는 잘 강화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력 질주처럼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낼 때는, 몸이 무의식적으로 목을 앞으로 내밀어 시야를 확보하고 호흡 통로를 넓히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압도적인 피지컬을 가진 선수라 해도, 이 특정한 근육군만큼은 따로 훈련하지 않는 이상 취약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왜 유독 축구선수들에게 거북목이 많을까

사실 홀란드 거북목 뿐 아니라 거북목은 축구선수들 사이에서 꽤 흔하게 관찰되는 체형이기도 합니다. 이유는 종목 자체의 특성에 있습니다. 축구는 몸은 앞으로 달리면서도 시선은 계속 땅 위의 공을 향해야 하는 운동입니다. 전력 질주 중에도 고개만 아래로 숙여 공의 위치를 확인하는 동작을 수없이 반복하게 되는데, 이 패턴이 훈련과 경기를 통해 오랜 시간 쌓이면 목이 몸통보다 앞으로 나와 있는 자세가 습관으로 굳어지기 쉽습니다. 이 역시 근력이나 체력의 문제가 아니라, 그 종목이 요구하는 특정한 반복 동작이 체형에 새겨진 결과에 가깝습니다.

경추 전방 전위 및 거북목 자세를 보이고 있는 축구선수 손흥민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경기 중 모습
홀란드 거북목과 관계없이 전력 질주와 시선 확보 등 종목 특성상 경추 불균형과 거북목 패턴이 관찰되는 축구선수들

키가 큰 사람일수록 거북목이 흔한 이유 — 환경과의 부조화

비슷한 원리가 키가 큰 분들에게도 적용됩니다. 특정 지역이나 환경의 평균 신장보다 본인 키가 많이 큰 경우, 일상에서 문틀을 지날 때, 책상에 앉을 때, 대중교통 손잡이를 잡을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나 목을 앞으로 숙이는 동작을 훨씬 자주 반복하게 됩니다. 주변 환경이 애초에 본인 체형에 맞게 설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매번 스스로 몸을 웅크려 환경에 맞춰야 하는 것이죠. 이런 동작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수년간 반복되면 거북목이나 굽은등 같은 체형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홀란드는 키가 195cm입니다. 홀란드 거북목이 생길수밖에 없겠죠?

결국 체형은 타고나는 것만이 아니라 ‘환경’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거북목이나 체형 불균형은 단순히 개인의 의지나 타고난 골격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어떤 동작을 얼마나 자주 반복하는지, 주변 환경이 내 몸에 맞게 설계되어 있는지가 체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자세를 바로잡으려는 개인의 노력 못지않게, 책상과 모니터의 높이, 의자의 구조 같은 인체공학적 환경을 내 몸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장기적인 체형 관리에서 의외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아무리 자세를 의식하려 애써도, 매일 몸을 웅크리게 만드는 환경 자체가 그대로라면 체형은 결국 그 환경에 맞춰 다시 굳어지기 때문입니다. 홀란드 거북목은 자주 반복된 자세에 의한 직업병이라고 봐야합니다.

홀란드 거북목과 굽은등 체형을 유발하는 상부교차증후군 근육 불균형 해부학 구조도
홀란드 거북목 경추 심부 근육의 약화와 후두하근·승모근 단축을 보여주는 상부교차증후군 패턴

그렇다면 일반인은 왜 더 흔하게 나타날까

홀란드 거북목은 순간적인 자세로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지만,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며 앉아있는 일반인은 상황이 다릅니다. 목을 앞으로 빼는 자세가 순간이 아니라 하루 대부분의 시간 동안 고정된 채로 유지된다는 게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목이 앞으로 빠질수록 머리 무게를 지탱하는 목뼈와 주변 근육의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이 부담이 하루 몇 시간씩, 몇 년씩 누적되면 단순한 자세 습관을 넘어 만성적인 통증과 체형 변화로 굳어질 수 있습니다. 운동선수의 찰나의 자세와, 사무직 근로자의 하루 8시간짜리 거북목은 노출 시간 자체가 비교가 안 되는 셈입니다.

홀란드 거북목이 목만의 문제가 아닌 이유

목이 앞으로 빠지는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그 부담은 목에서 끝나지 않고 어깨와 등 윗부분까지 이어집니다. 목을 지탱하기 위해 어깨 주변 근육들이 대신 긴장하게 되고, 이게 반복되면 어깨가 말리고 등 윗부분이 굽는 체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저희가 앞서 다룬 스웨이백·편평등 체형과 마찬가지로, 거북목 역시 목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척추 전체의 정렬이 무너지는 흐름 속에 있는 증상 중 하나로 이해하시는 게 정확합니다.

이런 패턴이라면 한 번쯤 확인해보실 만합니다

  • 모니터나 스마트폰을 오래 보고 나면 목 뒤가 뻐근하고 두통이 생긴다
  • 거울로 옆모습을 보면 귀가 어깨선보다 앞으로 나와 있다
  • 목을 뒤로 젖히면 뻣뻣하고 잘 안 젖혀진다
  • 목뿐 아니라 어깨가 말리고 등이 구부정하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 자세를 바로 하려고 해도 금방 다시 원래 자세로 돌아간다

이 중 여러 개에 해당한다면, 단순히 “자세를 똑바로 하자”는 의지만으로는 해결이 잘 안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식하고 스트레칭만 하면 낫겠지”라는 흔한 착각

거북목이 있으신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오해가 있습니다. 자세를 똑바로 의식하고 스트레칭만 열심히 하면 저절로 돌아올 거라는 생각인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만성화된 거북목은 의지나 스트레칭만으로는 잘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이 앞으로 빠진 채 하루 8시간 이상 고정된 자세가 반복되면, 목뼈 뒤쪽과 등 윗부분의 심부 근막층이 서로 끈적하게 들러붙는 근막 유착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원래는 탄력 있는 고무줄처럼 부드럽게 늘어나고 줄어들어야 할 조직이, 마치 굳어서 딱딱해진 플라스틱처럼 변해버리는 것이죠.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의식적으로 고개를 뒤로 당겨봐도, 굳어버린 조직이 다시 원래의 웅크린 자세로 잡아당기기 때문에 스프링처럼 금방 되돌아가버립니다. 유착된 조직이 목 주변의 신경과 미세혈관까지 압박하게 되면, 단순히 뻐근한 통증을 넘어 원인 모를 두통이나 만성 피로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치료는 목만 봐서는 안 됩니다

거북목이 오래 지속된 경우, 목 주변 근육을 풀어주는 것만으로는 자세가 잘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목이 앞으로 빠진 상태를 만성적으로 유지하게 만든 어깨와 등 윗부분의 정렬 자체를 함께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미 딱딱하게 굳어버린 근막 유착은 스트레칭 같은 수동적인 방법으로는 잘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저희는 초음파로 유착된 부위를 정확히 확인한 뒤 완해약침(CoTX)으로 굳은 근막을 직접 이완시켜 조직이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줍니다. 동시에 추나치료로 굽어 있는 흉추와 말린 어깨의 정렬을 함께 교정하고, 약해진 목 심부 근육과 등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해서 자세가 다시 무너지지 않도록 돕습니다.

압도적인 피지컬을 가진 엘리트 운동선수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 보여주듯, 거북목은 근력이나 체력의 문제가 아니라 특정 근육군의 정렬 습관 문제에 가깝습니다. 몸이 좋고 나쁘고와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자세라는 걸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Key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