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 발저림으로 고생하며 매일 혈당 수치에만 목을 매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당뇨약을 철저히 복용하고 혈당이 정상 범위에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발끝이 저리고 찌릿한 통증은 전혀 사라지지 않아 고통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환자들은 답답한 마음에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정형외과, 통증의학과, 그리고 한의원까지 여러 곳을 전전하며 유목민처럼 떠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이유는 명확하다. 대사성 질환으로 시작한 당뇨가 시간이 흐르면서 근골격계 및 신경계 질환인 당뇨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완전히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증상과 기전이 워낙 복잡하게 파편화되어 있다 보니, 이를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치료하는 전문의가 부족한 것도 환자들이 방황하는 큰 이유 중 하나다.

당뇨가 유발하는 말초신경 파괴 과정
당뇨 환자의 발 저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당뇨가 신경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그 병리적 단계를 이해해야 한다.
- 신경영양혈관의 파괴와 신경 부종 만성적인 고혈당 상태는 우리 몸의 미세 혈관들을 가장 먼저 공격한다. 이때 말초신경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세포의 노폐물을 배출해 주는 생명선인 ‘신경영양혈관(Vasa nervorum)’도 함께 파괴된다. 혈액 공급이 차단된 말초신경은 극심한 산소 부족(허혈 상태)에 시달리게 되고, 이로 인해 신경 세포 자체가 퉁퉁 부어오르는 ‘신경 부종’ 단계에 진입한다.
- 신경축삭 파괴와 증상의 악화 신경이 붓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고혈당 환경이 지속되면, 신경의 핵심 신호 전달 통로인 ‘신경축삭(Axon)’까지 본격적으로 파괴되기 시작한다.
- 단계별 증상의 변화
- 초기 단계: 신경이 물리·화학적으로 자극을 받으면서 격렬한 통증, 화끈거림, 칼로 찌르는 듯한 발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 진행 단계: 축삭 파괴가 심해질수록 신경의 전도 기능이 상실되면서 점차 발의 감각이 떨어지고 둔해지며, 남의 살처럼 느껴지는 감각 저하 단계로 넘어간다.
즉, 내과적인 대사 질환(당뇨)이 결국에는 말초신경의 구조적 변형을 일으키는 물리적인 근골격계 질환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혈당 관리만으로 해결 안 되는 심한 증상, 물리적으로 뚫어야 한다
물론 당뇨 치료에서 혈당 관리는 독소의 근원을 제거하는 작업이므로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 신경이 부어오르고, 다리로 내려가는 좁은 해부학적 터널 안에서 주변 근막이나 조직과 단단하게 얽혀버린(근막 유착) 상태라면 얘기가 다르다. 이때는 혈당을 아무리 낮춰도 이미 물리적으로 눌려 있는 신경의 압박이 저절로 풀리지 않는다.
증상이 심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라면, 다리로 가는 신경이 물리적으로 잘 눌리는 특정 포착 부위(Entrapment point)들을 명확히 찾아내어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주요한 치료법은 바로 ‘초음파 유도하 하이드로다이섹션(Hydrodissection, 수압박리술)‘이다. 초음파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신경의 부종 상태와 유착 부위를 정밀하게 관찰하면서, 정교한 미세 바늘로 신경 주변 공간에 특수 약액을 주입한다. 주입된 약액의 수압을 이용해 유착된 근막과 조직으로부터 신경을 안전하게 분리·박리해 내는 술기다. 갇혀 있던 신경이 물리적으로 해방되는 순간, 신경영양혈관의 혈류가 즉각적으로 회복되면서 지독했던 발 저림과 통증의 고리가 끊어지게 된다.

화학적 재생을 더하다: CoTX(사독약침)의 역할
물리적인 공간 확보(하이드로다이섹션)가 이루어졌다면, 그다음은 손상된 신경의 염증을 끄고 재생을 돕는 화학적 치료가 결합되어야 치료 효과가 극대화된다. 이때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로서 사용하는 강력한 무기가 바로 완해약침술(사독약침)이다.
정제된 사독 성분인 CoTX(Cobrotoxin)는 크게 두 가지 핵심 기전으로 당뇨성 발저림을 치료한다.
- A1R(아데노신 A1 수용체)을 통한 진통 효과: CoTX 성분은 우리 신경계의 아데노신 A1 수용체를 특이적으로 자극하여, 중추 감작으로 인해 과도하게 증폭된 통증 신호 전달 체계를 하향 조절(Down-regulation)한다. 마약성 진통제와 달리 부작용 없이 강력한 신경성 통증 제어 효과를 발휘하는 원리다.
- 강력한 항염증 효과: 신경영양혈관 파괴로 인해 발생한 신경 주변의 만성적이고 미세한 염증 세포들을 빠르게 복구하고 가라앉힌다.
[Director’s Note]
결론: 파편화된 치료를 끝내야 할 때
당뇨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인한 발 저림은 단순히 “당이 높아서 체질이 변했다”거나 “척추가 눌려서 그렇다”는 식의 단편적인 시각으로는 절대 완치할 수 없다. 대사적 원인(혈당)을 기본으로 통제하면서, 이미 변형된 신경의 구조적 문제(유착 및 부종)를 초음파로 직접 보면서 정밀하게 치료해야만 비로소 긴 방황을 끝낼 수 있다.
물리적으로 통로를 열어주는 하이드로다이섹션과, 화학적으로 통증을 차단하고 재생을 돕는 CoTX(사독약침)의 결합이야말로 지긋지긋한 당뇨 발저림을 해결하는 가장 과학적이고 확실한 지름길이다.
물론 혈당관리 없이 침습적 주사치료만 받아서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 치료하면서 느낀 점은 병원에 다니니 좋아져야한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혈당관리는 기본으로, 약침 하이드로다이섹션과 함께라면 재발없는 관리가 가능하다.
[Key Reference]
- Zhao, C., Zhao, J., Yang, Q., & Ye, Y. (2017). Cobra neurotoxin produces central analgesic and hyperalgesic actions via adenosine A1 and A2A receptors. Molecular Pain, 13,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