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인데 발목까지 저리다면? 비골신경 포착과 초음파 유도 약침 치료 증례

허리디스크가 확인된 환자의 다리 저림, 과연 모든 증상이 허리에서 시작되는 것일까요?

요추 추간판탈출증은 허리 통증뿐 아니라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와 발까지 이어지는 방사통과 감각 이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반드시 허리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허리에서 시작된 신경근의 문제와 다리에서 발생하는 말초신경 포착은 비슷한 증상을 만들 수 있으며, 때로는 두 질환이 동시에 존재하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필자가 공동저자로 참여하여 2024년 Perspectives on Integrative Medicine에 발표한 증례보고를 바탕으로, 요추 추간판탈출증 환자에게 동반된 총비골신경 포착의 가능성과 초음파 유도 약침의 임상적 활용을 살펴보겠습니다.

1. 허리디스크와 비골신경 포착, 왜 혼동될까?

같은 부위의 저림, 서로 다른 신경 손상

요추 추간판탈출증으로 신경근이 압박되면 해당 신경근이 지배하는 영역에 통증과 저림, 근력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L5 신경근병증은 종아리 바깥쪽과 발등으로 이어지는 감각 이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총비골신경(Common Peroneal Nerve, CPN)이 압박되어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총비골신경은 좌골신경에서 갈라져 무릎 뒤쪽을 지나 비골두 주변을 주행하는 말초신경입니다. 이후 심비골신경과 천비골신경으로 나뉘어 종아리와 발의 운동 및 감각 기능에 관여합니다.

총비골신경이 포착되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종아리 바깥쪽의 저림과 감각 이상
  • 발등과 발목 주변의 통증 또는 저림
  • 발목을 위로 들어 올리는 힘의 저하
  • 발가락을 펴는 힘의 저하
  • 심한 경우 족하수(Foot drop)

이러한 증상은 L5 신경근병증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상당 부분 겹칩니다.

따라서 요추 MRI에서 추간판탈출증이 확인되더라도, 종아리와 발목의 모든 증상이 반드시 요추 신경근 압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신경근병증과 말초신경 포착을 구별하는 진찰

두 질환의 감별에서는 통증과 저림의 위치뿐 아니라 근력과 감각 분포를 함께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발목의 등쪽굽힘(Dorsiflexion) 약화는 L5 신경근병증과 총비골신경병증에서 모두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면 발목의 안쪽번짐(Inversion)은 주로 후경골근에 의해 이루어지며, 후경골근은 경골신경의 지배를 받습니다.

따라서 발목의 등쪽굽힘이 약해졌더라도 안쪽번짐이 비교적 보존되어 있다면 총비골신경병증을 의심하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안쪽번짐까지 약해져 있다면 L5 신경근병증 등 보다 근위부의 신경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진찰 소견 하나만으로 진단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MRI 영상, 증상의 분포, 근력검사와 이학적 검사 결과가 서로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2. 실제 증례: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지속된 발목 저림

요추 MRI에서 확인된 신경근 압박

논문에 보고된 환자는 49세 남성으로, 약 2개월 동안 허리 통증과 왼쪽 하지 방사통 및 저림을 경험했습니다.

다른 의료기관에서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진통제 및 스테로이드 주사 등의 치료를 받았으나 뚜렷한 호전을 보이지 않아 입원했습니다.

2024년 4월 2일 시행한 요추 MRI에서는 다음과 같은 소견이 확인되었습니다.

  • L4/5: 경도의 중심성 추간판 돌출과 경막낭 압박
  • L5/S1: 좌측 중심부에서 측방 함요로 이어지는 추간판 탈출 및 하방 이동
  • 동반 소견: 경막낭과 좌측 척수신경근 압박
Figure 1. 요추 MRI: L5/S1 추간판 탈출 소견 (논문 원본)
Figure 1. 요추 MRI: L5/S1 추간판 탈출 소견 (논문 원본)
Source: Park H et al., Perspectives on Integrative Medicine (2024), Fig. 1. CC BY-NC 4.0.

이러한 영상 소견은 환자의 허리 통증과 하지 방사통을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였습니다.

이에 따라 환자는 침, 약침, 추나, 뜸·부항 및 한약을 포함한 한의복합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종아리와 발목의 증상이 남아 있었다

치료 과정에서 환자는 허리와 허벅지 뒤쪽의 통증뿐 아니라 왼쪽 종아리와 발목 주변의 지속적인 저림을 호소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원위부 증상이 요추 신경근 압박만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총비골신경의 국소적 포착이 함께 관여했을 가능성을 고려했습니다.

이는 요추 추간판탈출증이 존재하는 환자에서도 말초신경의 주행을 따라 별도의 압박 부위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판단이었습니다.

3. 초음파 유도 약침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총비골신경의 주행과 포착 부위 확인

총비골신경은 무릎 뒤쪽에서 좌골신경으로부터 분지된 뒤 비골두 주변으로 주행합니다.

특히 무릎 뒤쪽의 슬와부(Popliteal fossa)에는 신경뿐 아니라 혈관과 힘줄 등 여러 해부학적 구조물이 인접해 있습니다.

이러한 부위에 주사 치료를 시행할 때에는 목표 신경의 위치와 주변 구조물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음파는 피부 아래의 신경과 주변 조직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다음과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목표 신경의 위치와 주행
  • 신경과 인접한 혈관 및 힘줄
  • 신경 주변 연부조직의 해부학적 관계
  • 주사침의 접근 경로와 약액의 분포

입원 12일째 시행한 초음파 유도 신바로2 약침

본 증례에서는 입원 12일째에 총비골신경 포착이 의심되는 부위를 대상으로 초음파 유도 약침을 시행했습니다.

의료진은 슬와부에서 좌골신경으로부터 분지되는 총비골신경의 위치를 확인하고, 비골두 방향으로 주행하는 신경을 살펴보았습니다.

이후 초음파 유도하에 신바로2 약침 4mL를 총비골신경 포착 의심 부위에 1회 주입했습니다.

Figure 2. 총비골신경 부위 초음파 유도 약침 시술 영상 (논문 원본)
Figure 2. 총비골신경 부위 초음파 유도 약침 시술 영상 (논문 원본)
Source: Park H et al., Perspectives on Integrative Medicine (2024), Fig. 2. CC BY-NC 4.0.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약침을 단순히 통증이 있는 위치에 주입한 것이 아니라, 증상과 관련된 신경의 해부학적 주행을 확인하면서 치료 부위를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초음파가 단순한 영상 관찰 도구를 넘어, 임상적 판단을 실제 치료 위치와 연결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4. 초음파 유도 약침 이후 나타난 증상 변화

종아리와 발목의 저림이 먼저 완화되었다

본 증례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초음파 유도 약침 시행 이후 나타난 증상 변화입니다.

입원 12일째 총비골신경 부위에 약침을 시행한 후, 환자는 왼쪽 종아리와 발목 주변의 저림이 거의 사라졌다고 보고했습니다.

반면 허리 통증과 허벅지 뒤쪽의 증상은 이후에도 일정 기간 지속되었습니다.

즉, 종아리와 발목의 증상은 비교적 빠르게 완화된 반면, 허리와 허벅지의 증상은 서로 다른 경과를 보인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허리디스크로 인한 신경근 자극과 말초신경 포착이 환자의 증상에 각각 관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23일간의 주요 치료 경과

시점 주요 임상 경과
입원 1일째 허리 통증 및 왼쪽 하지 방사통, NRS 8
입원 7일째 종아리 및 외측 발목의 통증과 저림 지속
입원 12일째 총비골신경 포착 의심 부위에 초음파 유도 신바로2 약침 시행
입원 12일째 이후 종아리와 발목 주변 저림의 현저한 완화 보고
입원 15일째 종아리·발목 증상 소실 보고, 허리 및 허벅지 증상 잔존
퇴원 23일째 허리 및 하지 증상 전반적 호전, NRS 3
Figure 3. 입원 23일간의 치료 일정과 경과 (논문 원본)
Figure 3. 입원 23일간의 치료 일정과 경과 (논문 원본)
Source: Park H et al., Perspectives on Integrative Medicine (2024), Fig. 3. CC BY-NC 4.0.

통증 및 기능 평가 결과

23일간의 한의복합치료 이후 환자의 통증 및 기능 평가 지표도 개선되었습니다.

평가 지표 입원 시 퇴원 시
통증 NRS 8 3
ODI (기능장애) 66 55.56
EQ-5D-5L (삶의 질) 0.523 0.755

이 수치는 입원 기간 전체의 치료 경과를 나타냅니다.

특히 총비골신경 부위에 대한 치료 직후 종아리와 발목 증상이 변화했다는 점은, 해당 부위의 말초신경 포착이 증상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임상적 단서로 볼 수 있습니다.

5. 하나의 다리 저림에 두 가지 원인이 존재할 수 있다

Double Crush Syndrome의 관점

신경은 척추에서 시작하여 여러 해부학적 통로를 지나 말초 조직까지 이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위치에 신경 손상이 함께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개념이 이중압박증후군(Double Crush Syndrome)입니다.

일반적으로 신경이 서로 다른 부위에서 압박되거나 손상되면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을 설명할 때 사용되는 개념입니다.

본 증례에서도 L5/S1 추간판탈출증에 의한 신경근 압박과 총비골신경 포착이 함께 관여했을 가능성이 논의되었습니다.

다만 두 병변의 병태생리학적 연결이 직접 입증된 것은 아니므로, 확정적인 이중압박증후군보다는 여러 부위의 신경 문제가 동반되었을 가능성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영상에서 병변을 찾는 것과 증상의 원인을 찾는 것은 다르다

요추 MRI에서 디스크 탈출이 확인되면 환자의 하지 증상을 모두 해당 병변에 연결하여 설명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영상검사에서 확인된 병변과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의 위치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영상 소견뿐 아니라 다음 사항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1. 증상이 어떤 신경의 분포를 따라 나타나는가?
  2. 어떤 움직임이나 자세에서 증상이 악화되는가?
  3. 신경근병증과 말초신경 포착을 구별할 수 있는 이학적 소견이 있는가?
  4. 여러 부위의 증상이 동일한 경과를 보이는가?

영상은 병변의 존재를 보여주지만, 그 병변이 환자의 모든 증상을 설명하는지는 별도의 임상적 판단이 필요합니다.

6. 초음파 유도 약침의 임상적 의미

해부학적 구조를 확인하는 정밀한 접근

초음파 유도 약침의 중요한 특징은 주사침을 삽입하는 과정에서 목표 구조와 주변 조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말초신경이 혈관, 힘줄, 근막 등의 구조물과 인접한 부위에서는 이러한 해부학적 정보가 치료 부위를 선정하고 접근 경로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본 증례에서 초음파는 슬와부의 총비골신경을 확인하고, 해당 부위에 약침을 시행하는 과정에 활용되었습니다.

이는 기존의 촉진이나 체표 해부학적 지표에만 의존하는 방식과 구별되는 특징입니다.

초음파 유도 약침과 신경 주변 주입

신경 포착에 대한 치료에서는 신경 주변의 조직 환경과 압박 구조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음파 유도하에 신경 주변으로 액체를 주입하여 조직 사이의 공간을 확보하거나 유착된 계면을 분리하려는 접근은 일반적으로 신경수압박리술(Hydrodissectio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됩니다.

이러한 접근에서는 약액의 성분뿐 아니라 주입 위치와 용량, 신경 주변에서의 액체 분포가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본 증례에서 시행된 시술은 초음파 유도 신바로2 약침으로 보고되었으며, 신경수압박리에 의한 기계적 효과를 별도로 검증한 연구는 아닙니다.

따라서 이 증례는 초음파 유도 약침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7. Director’s Note — 작은 차이를 발견하는 진찰

요추 추간판탈출증 환자에서 하지 방사통과 저림이 나타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그러나 MRI에서 디스크 탈출이 확인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하지 증상이 같은 원인에서 발생했다고 판단하면, 함께 존재하는 말초신경 문제를 놓칠 수 있습니다.

이번 증례에서 의미 있었던 부분은 특정 치료의 시행 자체보다, 허리디스크로 설명하던 증상 중 일부가 다른 신경의 문제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을 고려했다는 점입니다.

종아리와 발목의 저림, 허벅지 뒤쪽의 통증, 허리의 움직임에 따른 증상 변화는 모두 환자가 호소하는 하나의 하지 통증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증상을 해부학적으로 구분하고, 이학적 검사와 영상 소견을 종합하면 서로 다른 원인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초음파 역시 이러한 임상적 판단을 바탕으로 활용될 때 의미가 있습니다. 단순히 화면에서 신경을 찾아내는 것을 넘어, 환자의 증상과 관련된 구조를 확인하고 치료 접근을 구체화하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진료는 이미 확인된 병변을 치료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병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작은 차이를 발견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 유성재 | 근신경완해연구소

참고문헌

Park H, Kim J, Yoo S, Yun J-M, Song K.

Common Peroneal Nerve Entrapment Masked by Acute Lumbar Disc Herniation: Integrated Korean Medicine Treatment with Ultrasound-Guided Pharmacopuncture.

Perspectives on Integrative Medicine. 2024;3(3):177–183.

DOI: https://doi.org/10.56986/pim.2024.10.008

본 글은 학술지에 발표된 단일 증례보고를 바탕으로 작성한 연구 해설입니다. 여러 한의치료가 함께 시행되었으므로 초음파 유도 약침 단독의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결과로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